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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평창올림픽 유치, 강원도의 빛이 될까? 강원도의 빚이 될까?

  두번의 고배를 마시고 드디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그 기쁨에 유치단의 기념촬영에는 태극기를 거꾸로 드는 어이없는 풍경마져 연출했다. 모 기업총수에게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쓰라고 면죄부를 준 것이 작용한 효과였을까? 결과적으로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낙후된 강원도 경제에 미약하리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결과발표 이후 평창 인근의 부동산중계업소에는 하루종일 전화통이 쉴 세가 없었다고 한다. 부동산이 들석거리고 강원 남부의 주민들은 지역경제가 발전하리라는 희망을 가슴 속에 품었다.
 
  국제 이벤트를 유치하면 늘 따라오는 뉴스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국책연구소나 민간연구소에서는 이번 동계 올림픽 유치가 굉장한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떠들고 있다. 유치위원회는 직간접 효과가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조 1000억 원의 직접효과에 추후 43조 8000억 원, 총 65조 원의 투자 및 고용, 관광수지 개선 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는 국민소득이 3만 불에 육박하리라는 어이없는 상상을 내놓기도 한다.

  월드컵과, 올림픽, 엑스포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흔히 메가이벤트(Mega-event)라고 칭한다. 이들 이벤트는 최소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수억 명이 텔레비젼을 통해 지켜보며, 지출경비가 수천 억에 이른다. 하계올림픽은 4년 주기로 치뤄지며 2주 동안 28개 종목에서 204개국이 참가한다. 500여만 명의 방문객이 입국하고 연 200여억 명의 시청자들이 경기를 관람한다. 똑같이 4년 주기로 치뤄지는 올림픽은 단일 종목인 축구로 4주 동안 경기하며 32개국이 참가해 자웅을 겨룬다. 350여 만명의 관람객이 유입되면서 경기시청자수는 연 500여억 명에 이른다. 비스포츠인 엑스포는 5년마다 치뤄지며 3주 이상의 기간, 232국 이상이 참가하고 방문객은 7천여 명 수준이다. 통상 이런 메가이벤트들이 치뤄지면 막대한 시설투자와 고용창출, 또 그에 따라오는 마케팅 수입 등 많은 돈들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고로 어찌보면 메가이벤트라는 단어보다는 메가-머니-이벤트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지 모른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 투입되는 건설투자는 총 7조 2546억 원에 이른다. 공항에 6억 원, 도로철도 4조 7425억, 숙박시설 7710억 원, 경기장 5402억 원, 선수촌 8165억 원, 프레스센터 3838억 원이 투입돼 총 16조 3823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이룰 것으로 예측한다.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며 강원도에 새로이 확충되는 인프라는 동서고속도로, 원주-강릉 간 복선철도, 제2 영동고속도로가 들어오고, 양양국제공항에는 게이트가 5~6개 추가된다. 이런 시설투자는 올림픽 향후에도 지역민들이 이용할 수 있고, 관광객의 접근성이 향상돼 분명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 평창 인근에 조성되는 각종 경기장과 부대시설은 동계 스포츠의 메카로써 평창의 입지를 더욱 강하게 해줄 것이다. 

  허나 빛이 있으면 분명 어둠이 있다. 당장에 7조 2546여억 원에 이르는 건설투자에서 강원도 향토기업은 별다른 재미를 못 볼 것이다. 면죄부까지 받은 모 재벌일가가 각종 사업권을 독식할 가능성이 있다. 건설투자부터 숙박 등 각종 부대시설, 리조트까지 평창 인근이 제2의 에버랜드가 될 공산도 있다.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국가 재정이 투입될 것이고, 다른 사업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당장에 4대강에도 쏟아부을 돈이 없는데, 큰 국제대회가지 유치했으니 복지예산이 담긴 쌀독은 텅텅 비어 버릴 것이다. 도의 입장에서도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루기 위해 강원 남부에 돈폭탄을 내리 쏟을 것이다. 고로 평창올림픽으로 인해 빚이라는 거대한 산이 생길 것이다. 우여곡절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더라도 한동안 허덕일 가능성이 있다.

  올림픽 개최가 황금알을 보장하는 것처럼 항간에서 떠들지만, 대부분의 수입은 IOC가 쥐고 있다. 하계올림픽과 연계하여 판매되는 중계권료부터 공식후원사 선정까지 올림픽으로 인해 창출되는 수입의 70%는 IOC로 가게 된다. 개최국은 지역스폰서 선정, 라이센싱사업, 입장권 판매 등으로 수입을 올리지만, 이마져도 10%는 IOC의 몫이다. 그래서 항간에서는 손익분기점을 찍기도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한다. 돈벌이 안되는 장사인 국제이벤트 유치에 열을 내는 나라들은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국가들이다. 또 정치적 목적이 분명한 국가도 이에 속한다. 국제이벤트는 대중의 관심을 충분히 향하게 만들 장사꺼리다. 거기에 경제효과까지 운운하면 그 관심이 더욱 배가 된다. 그래서 스포츠는 일정부분에서 악화된 국내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정책적 수단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당장의 숫자놀음에서 벗어나 조금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최근 12번의 올림픽을 분석한 중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올림픽 이후 8년 간 개최국의 경제성장률이 개최 전에 비해 평균 0.4~2.5% 하락했으며, 9개 국은 올림픽 개최로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14회의 월드컵을 분석한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자료에 따르면, 개최연도 보다 개최 이후 2년 간의 경제성장율이 높았으며 5개국을 제외하고 개최 2년 이후의 경제성장률이 원년보다 높았다. 단일 종목을 놓고 대회를 치루는 월드컵은 올림픽에 비해 세계대중의 관심도가 높다. 고로 중계권료 등 수입면에서 올림픽보다 괜찮고 동계대회보다 관심이 더 많은 하계올림픽보다 월드컵의 경제효과가 더 뛰어난 편이다. 헌데 고작 동계대회 유치했다기로서니 65조, 43조를 운운하는 것은 그 자체가 포퓰리즘이다. 대중의 관심을 얻거나 혹은 돌리기 위해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을 펼친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구미일대에서 한류스타 좀 보자고 피켓시위를 벌인다는 뉴스를 자주 접한다. SM가수들의 파리방문은 팬들의 항의로 두번이나 공연을 올려야 했다. 동계 올림픽 보다 오히려 한류를 잘 이용한다면 그 편이 강원도에게 더 좋은 경기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KBS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의 남이섬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 그 현상을 잘 이용하면 춘천닭갈비나 막국수 같은 향토음식의 세계화 또한 이룰 수 있다. 그래서 단순히 국제대회를 유치했으니 일단은 치르고 보자는 사고에서 마케팅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태백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은 산이 드문 나라의 국민들에게는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주변풍광과 어우러지는 태백선-정선선 철도는 관광상품으로써 가치가 있다. 영동선 철도의 동해안 겨울바다는 충분히 즐길만한 여행이다. 쇠락한 태백 일대의 탄광촌은 콘텐츠로써 발전시킬만하다. 또 개최지 평창의 시설인프라를 활용해 평창국제동계스포츠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새로이 지은 시설을 최대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창을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호사가들의 투자놀음이나 정치인들의 숫자놀음이 아닌, 지역민인을 위한 발전적인 전략가의 혜안이 필요하다. 국제대회 하나 치르고 바로 을씨년해지는 평창이 아닌, 앞으로 계속 관광객들이 왕래하는 국제도시로서의 발전이 필요하다. 일본의 삿포로가 세계적인 겨울도시가 된 것에는 동계 올림픽 이전에 눈축제나 영화촬영 등 도시를 콘텐츠화 하려는 지역민들의 노력이 기반이 됐다. 고로 평창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투기꾼들보다는 투자자가 필요하다. 평창을 위시한 강원남부를 발전시키기 위해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고, 이야기가 머무는 땅이 되도록하는 투자가 절실하다. 탄광촌의 어두운 과거를 관광도시로써 밝은 미래로 만들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평창이 올림픽 도시가 되기까지 7년이 남았다. 손해를 볼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종식시킬 평창만의 전략, 강원도의 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강원도의 빚!이라는 우려를 강원도의 빛!으로 바꾸는 미래지향적인 혜안이 앞으로 평창의 미래를 이끌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copyright to NapSap, http://cocc.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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