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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나약한 청춘을 안철수는 어찌 생각할까

 

<편집자 주>
파트타임 구직사이트 알바몬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 시대에 가장 모시고 싶은 최고경영자'에 거의 과반이 안철수를 1위로 꼽았다. 2위는 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이 뽑혔다. 대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한 저변에는 막연한 동경심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냉철하다. 이상은 언제나 꿈꾸던 과거의 유산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보러가기 http://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9062>

  나이를 적당히 먹은 사람이면 누구나 도스 시절에 'V3 바이러스 백신'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컴퓨터에 조금 더 해박했던 사람들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의사 출신이며, 집안의 바램대로 가업을 잇는 의사의 길로 갔다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변신했던 사실을 알았겠다. 안철수는 의사 집안인 안씨 집안에서 말하자면 반항아였던 것이다. 반면 이건희 회장은 집안의 바램대로 삼성그룹의 최고경영자로써, 현재의 삼성을 반도체 분야에서 전 세계의 선두를 달리게끔 한 카리스마적 활약을 한 인물이다. 이런 두 인물을 두고 대학생들의 41.2%는 안철수를, 16.5%는 이건희를 '가장 모시고 싶은 최고 상사'로 선택했다. 문득 대권주자 중에서 수년째 최고의 지지율을 보이던 모 후보가 떠올랐다. 문득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거품도 생각났다. 왜일까.

  안철수의 리더쉽과 이건희의 그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안철수는 상냥한 리더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안철수는 맘씨 좋은 삼촌 같은 얼굴이다. 표정 하나하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어떤 고민도 함께 해결해줄 것 같은 친절함이 느껴진다. 이건희는 눈빛부터 독을 품었다. 우리가 아는 삼성은 독살맞은 집안이다. 오죽하면 식구들도 나가떨어지는 차가운 세상이다. 이건희가 내일까지 일본까지 해저터널을 뚫으라고 한다면 그래 해야한다. 삼성왕가에서는 그게 법도다. 못하면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이다. 반면 안철수 밑에서 일하면 어느 정도 자율성도 보장될 것 같다. 하던 업무가 실패를 보더래도 "열심히 했으니 그 정도도 됐다"할 것 같다. 항상 모든 문제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부하 직원의 악담도 쉽게 귀를 열 것 같다. 단순한 대외이미지일까. 혹은 그것에 자신을 투영해 만들어낸 결과일까. 왠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불과 몇년 차이가 안나지만, 현 세대는 필자의 세대와 상당히 다르다. 또한 내 세대는 내 윗세대와도 한참 다르다. 내 세대의 사고방식은 까라면 까야한다. 선배가 무엇을 말하면 그것을 행해야 한다. 자그마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건 있을 수 없다. 선배나 상사가 약속을 잡으면 무조건 나가는 거다. 특별한 집안일 빼고는 나가는게 예의다. 행여 참석을 길게 하진 못하더라도 나가서 이야기하고 돌아오는게 예의다. 내 다음 세대는 그렇지 못하다. 처음부터 못할 것 같은 일은 아예 못한다고 한다. 모 가수의 노래제목처럼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떠오른다. 내가 중요하고 내 일이 중요하고, 내일의 일과가 중요하다. 이게 내 다음 세대의 사고 방식이다. 내 세대의 사고방식은 내일 중요한 일이 있어 회사에 일찍 나와야 되는데 오늘 회사 사람들과 술을 진탕나게 먹으면, 회사에서 자는 한이 있어도 시간을 맞추는게 순리였다. 내 다음 세대에게 그런 것은 억척이다. '약아빠졌다' '나약하다' '약골이다'라고 말해도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 모든 것을 귀여움 쯤으로 여기는 사고방식도 문제가 있다.

  최근 모 군부대에서 총기난사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는 몇해전 전방부대에서 울려퍼진 총소리를 기억한다. 혹자들은 잘못된 병영문화가 썩어 고름이 나온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또 몇주전 필자와 이야기했던 선배의 생각도 나의 비슷하다. 요새는 아이들이 하나 아니면 둘이다. 그나마 둘인 집안은 형제끼리 박터지게 싸우면서 자란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사랑을 받는구나'하는 것을 깨닫는다. 귀여움을 받기를 포기한 첫째는 든든하게 집안의 보탬이 되려 한다. 반면 막내는 집안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하는데 많은 노력을 한다. 이런 집안에서 자란 첫째는 사회에서 카리스마있게 일을 처리해나가고, 둘째는 조직에 끊임없이 생기를 보충한다. 반면 경쟁이 필요없는 외동은 늘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랐다. 그러다보니 사회에 나가서도 누군가 챙겨주겠지하는 생각을 한다. 기대려고 하고 못하는 건 못한다고 말한다. 애초부터 견적이 나오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러니 군대는 가혹하다. 나를 괴롭히는 선임들이 싫다. 탈출하고 싶다. 죽여버리고 싶다. 마음의 결심을 한다. 총기함을 열고 총을 꺼내 탄창을 끼운다.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모든 건 끝났다. 법 밖으로 나가버린 어린 마음은 이제 법 안으로 돌아오기가 너무 힘들어 진다.

  나약한 청춘들이 행여 안철수를 바라보는 마음이 그런 마음이 아니길 빈다. 늘 조근조근 모든 걸 함께 해결하겠지하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다. 한 분야에 성공한 인물이 또 다른 분야에 성공을 이루기는 어렵다. 안철수는 이미 모두가 선망하는 의사도 되었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분야의 최고가 되었다. 이제는 그는 이를 넘어 기술에 감성을 불어넣는 미래형 기업가를 키우는 일에, 비지니스모델을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의사에서 기술자를 넘어, 교육자에 선구자가 되려 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나약하게 의지하려고 한다면 분명 매몰차게 쫓겨날게 분명하다. 사회는 냉혈이다. 차가운 길바닥이다. 일을 못하면 나가야 한다. 감싸앉고 끝까지 함께가는 사회는 끝났다. 이건희만 독사가 아니다. 안철수도 독사다. 더욱 차가운 독사다. 독을 품은 한송이의 꽃이다. 자신의 모든 걸 부드러이 보이게 만드는 재주꾼이다. 천부적인 포커페이스다. 천성이 어떤지 가늠은 못하겠지만, 행여 기대는 말아라. 안철수나 이건희가 각자의 분야에서는 최고다. 최고는 최고만을 인정한다.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자를 인정한다. 나약한 청춘들은 이를 알아야 한다. 청춘아 더욱 강해져라. 더욱 위풍당당해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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