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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MB가 물가에 집착하는 이유

 

  고삐 물린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유가할인을 종료하자마자 20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정유 3사의 100원 할인 종료에 맞춰 유가가 요동치는 것에 이제는 한나라의 산업수장이 나서서 주유소 장부를 들춰보겠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또 몇일전에는 식품업계가 백기투항 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오픈프라이스제도 이후 올라간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이유다. 이렇듯 최근 경제정책의 초점은 물가안정이다. 그렇다면 하필 이 시점에서 국가의 모든 정책적 역량이 물가안정에 집중되는 것일까. 근래에 당선된 여당의 홍준표 대표는 대통령이 정치를 참 못한다는 말을 했다. 시중에서는 정치 뿐만이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물가정책이 서민생활 안정을 목표로 한다지만, 실상은 집권 말기의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것이 어찌보면 더욱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게된 의미있는 통계가 있다.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에서 나온 위 자료에 의하면 실질임금이 대통령 집권 2년차인 2009년 3분기부터 2010년 3분기까지 1년동안 양의 증가를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양의 증가를 한다는 것은 근로자들이 주머니에 들어오는 소득이 늘었다는 소리다. 허나 2010년 3분기부터 실질임금 증가율이 곤두박칠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통령이 유가를 트집잡은 시점이 2011년 1분기임을 상기해보면, 실질임금의 성장률이 그야말로 '묘하다'라고 여겨지는 시점부터 물가를 단속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가를 이대로 두면 집권 말기는 물론 향후 정권 재창출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물가흔들기를 시작하게 된 요인인 것이다.

  국민경제를 위해 물가를 단속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정책적 수단이다. 허나 그 저변에 깔린 요인들을 억지로 잡아둔체 물가만을 인위적으로 관리하면 역폭풍이 올 수 있다.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단으로 엄청난 양의 통화를 시장에 내놓는 것은 경기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만, 그 여파로 물가인상을 부추긴다. 토목공사 등을 위한 막대한 재정적자는 미래 세대의 부담을 이용해 현 세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같다. 통화를 인위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은 국민의 세금을 이용해 대기업의 배를 불려주는 것과 같다. 시장에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련의 통화정책과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재정정책, 또 환율을 인위적으로 고환율로 유지시키는 환율정책의 덕택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또 3개의 정책적 수단이 양의 팽창을 주도하다보니 풍부해지지 못해 과잉의 단계에 이르렀다. 말그대로 시장에 엄청난 양의 돈이 풀리는 것이다. 반면 통화정책, 재정정책, 환율정책이 거의 돈잔치에 가까운데 비해 국민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임금정책은 다소 실망스럽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60원 오른 4580원이다. 6%정도가 인상됐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에 비해 임금인상률은 바닥을 기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통화정책, 재정정책, 환율정책으로 시장에는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해줬으나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수출대기업이나 돈 있는 사람들 뿐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부유층의 재산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에 비해 임금인상은 형편없다. 고로 낮은 임금과 금리, 높은 환율로 대기업은 덕을 본다. 서민과 중산층은 높은 물가와 마이너스의 실질임금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양의 탈을 쓴 늑대'의 정책이다. 일련의 서민챙기기는 민심이반을 막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현 정부들어 나온 어떠한 정책도 재벌을 때려잡지는 않았다. 그 모든 언론플레이는 재벌과 정부 간의 오묘한 동거관계를 잘 포장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국민들은 이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는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다고 하지만, 모든 결과의 수혜자는 대기업 뿐이었다. 단순히 눈 앞에 던져주는 100원 200원의 혜택에 눈이 먼다면 결국 악순환은 반복된다. 

  현 정부가 진정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물가때려잡기는 그만 그치고 임금때려잡기에 나서야 한다. 대기업의 농간으로부터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제를 지켜내야 한다. 앞으로 어떠한 정책을 내놓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책방향이 위와 같지 않다면 향후 이 정부와 집권여당은 부고란에 오를 것이다. 국민의 곡소리를 외면하는 정권은 어느 시대에도 살아남지 못했다. 이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망상병이다. 현재의 민심이반은 심각한 수준이다. 도시근로자부터 농촌의 촌로까지 정부를 욕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제는 양의 탈을 벗고 국민 앞에 떳떳히 서야 한다. 특히 망상병은 버려야 한다. 망상에 사로잡힌 위정자는 결국 그의 모래성과 함께 파도에 쓸려가버릴 것이다. 이 정부가 망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친서민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사람이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정책의 피해자는 결국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copyright to NapSap, http://cocc.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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