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화성갑 보궐출마는 '머리에 총맞은 짓'

 

 

  펌프질이 한창이다. 최근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에서 비밀리에 공천을 확정을 지었다. 이에 언론에서는 서청원의 대항마로 '손학규 카드'를 써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다. 급기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학규 전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가 과연 언론의 지휘대로 곱게 화성갑에 출마해줄까. 필자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본다. 머리에 총을 맞지 않는 이상 불가다. 손학규의 화성갑 출마는 '정치적 자살'이다. 왜 손학규가 화성갑에 출마해서는 안되는가 그것은 현 여야의 정치구도를 보면 답이 있다.

 

  서청원 전 대표의 당선으로 가장 득을 볼 사람들은 원조친박 즉 원박이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탄생에 이어 최근 홍사덕의 귀환으로 원박들의 정계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연스럽게 새누리당 내에서는 원박 대 현박의 갈등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서청원 전 대표의 출몰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불편해 하는 것도 요인이다. 모나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 눈밖에 나지 않으면서 무사히 임기를 마치려고 하는데 불쑥 서청원 전 대표가 출마를 결정했다. 그의 복귀는 곧 원박의 회귀 내지는 친박의 이합집산을 예고한다. 그러기에 새누리당의 현지도부에서는 야권에서 손학규 정도 되는 중량급 인물이 나와 서청원 전 대표를 꺽어주기를 원할 것이다. 이른바 정언유착이다. 언론에서 잘 써주지도 않던 손학규를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언급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손학규의 등판은 본인에게 크나큰 해가 된다. 등판해서 행여 잘되더라도 별로 얻을 것이 없다. 오히려 떨어지면 정치인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미 정치인생이 끝난 서청원과 아직 끝나지 않은 손학규가 붙어봐야 손의 입장에서는 건질 것이 없다. 떨어지면 손털고 나와야 한다. 손학규는 이번은 고스란히 참고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를 노려야 대권행이 편해진다. 그동안 독일에서 공부를 꽤 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출마를 결심하면 헛공부한 셈이다. 당선돼도 당에서 그에게 해줄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거물급이 복귀했으니 민주당 지도부는 불편해질 것이고 어떻게든 잘라내려할 것이다. 김무성 의원의 선례를 보면 답이 있다. 먼저 튀어나온 돌은 정을 맞게 돼 있다. 2인자내 차기대권지지율 1위내 하면서 앞서가다가 결국 정치인생이 좌초됐다. 타이밍상의 문제였던 것이다.

 

  정치는 입출을 교묘하게 해야 한다.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 돌아설 때를 확실히 해야 득이 있다. 손학규가 이번에 보궐선거에 나오면 분명 나서지 않아야 할 때 나선 셈이다. 원박들은 서청원 전 대표의 국회복귀를 위해 총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아주 높으신 분의 입김도 작용할 것이다. 게다가 화성갑은 민주당의 무덤이다. 손학규가 여태껏 무덤 속으로 걸어들어간 적은 없다. 분당을 역시 어느 정도 당선을 염두해둔 행보였다. 분당과 화성은 확실히 다르다. 분당이 강남이라면 화성은 영남이다. 분당보수들은 당을 떠나서 될 만한 사람, 지역을 발전시킬 만한 사람을 뽑는다. 화성보수들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고집이 있다. 새누리당이 아니면 안된다는 마음이다. 그러기에 손학규는 더욱이 출마해서는 안된다. 손학규가 과연 당에 떠밀려 스스로를 손절매할지 두고 봐야 겠다. /납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