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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신묘국치와 아덴만의 영웅

  울화가 치밀어 오른 2011년이 마무리됐다. 분노는 가슴 깊은 곳에 남아 우리가 무심코 또 지나치려 하는 '국가의 치욕', 국치를 꺼내게 한다. 신묘년 즉 2011년은 국치의 해이다. 신묘국치다. 국모가 시해되고 시체가 범해지는게 국치가 아니라, 우리의 바다에서 우리의 법이 탐욕스러운 떼놈들에게 위협당하는 것이 국치다. 얼마전 우리는 해양경찰 몇을 잃었다. 가족들은 가장을 잃었으니 절반을 잃은 셈이다. 티내기에 좋아하는 보수언론들은 그저 몇마디 의미심장한 단어로 지나가는 뉴스를 생산해냈다. 서랍 속에 가위라도 들고 나가 봉기를 해야할 판국에 우리 국민과 정부는 그저 평온하다. 잠잠한 해안선이다. 

  몇달전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화물선이 납치됐고, 선원의 안위와 화물의 안전을 책임진 '캡틴 석'은 '아덴만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못사는 나라에 불한당들이 저지른 일이니 특전사가 출동을 하고, 해군이 호위를 하며 남의 바다에서 군사적 행위 비슷한 것을 했다. 이른바 응징이다. 당한만큼 갚아주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력을 자랑하는 특전사의 군인들이 해적을 소탕했다. 호탕했다. 생명이 위급할 정도로 총상을 입은 '캡틴 석'은 국내로 돌아와 극진한 치료를 받았다. 살아남은 해적들에게는 징역형에 처해졌다. 소말리아 정부가 그들을 구명하고자 한다는 뉴스를 들은 봐 없다. 국가도 내다버린 호래자식들이다. 

  쌍끌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원래는 어업에서 쓰는 말이다. 두 척의 배가 그물을 함께 묶어 바다밑까지 박박 긁어 죄다 실고 가버리는 조업방식이다. 이 말이 '두 주체가 서로 이끌며 어떤 일을 해낸다'는 새말로 쓰이고 있다. 가까운 서해바다에서 이뤄지고 있는 쌍끌이의 두 주체는 어부라고 하기엔 너무도 막대먹은 해적들과 눈치나 슬슬 보는 대한민국 정부다. 올해 초 G20이라는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국력이 이렇게나 많이 성장했고 이제는 강대국 수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망언을 들었다. 황소를 본 개구리 아들에게 소가 얼마나 크냐고 묻다가 배가 뻥 터져 죽었다는 개구리 부모가 떠오른다. 칼과 몽둥이로 법을 지키는 경찰을 때려잡은 무뢰배들에게, 또 그들의 정부에 아무런 소리도 못하는게 현 정부의 현실이다. 위안부 사건으로 갖고 일본 수상에게 무려 50분 동안 작심발언을 했다면서 중국에게는 사죄요구도 못할 뿐더러 제발방지약속도 못 받아낸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제목의 소설책이 떠오른다. 그 많은 최루액은 누구한테 쓸려고 꼬불쳐놓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에게는 최루탄을 쏘고 최루액을 뿌려대며 곤봉으로 방패로 폭력과 위협을 일삼으면서 해적 짱개들에게는 끽 소리도 못한다. 진정 최악의 코메디다. 쓴 웃음을 짓다못해 쓴 침이 나올 지경이다. 뒤늦게 총을 쏴서라도 막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비난여론을 잠재우겠다는 소리다. 분명 매뉴얼은 별반 변화가 없겠다. 중국 정부가 발끈한다니 두고볼 일이다. 갑자기 서글퍼진다. 한류열풍에 우쭐거리고 장밋빛 경제보고서에 개구리 마냥 울음주머니를 팽팽하게 하고서는 금의야행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허망하다. 문득 연평해전이 떠오른다. 비슷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떠오른다. 제 국토와 제 국민의 안전도 책임지지 못하면서 제 국민을 향해서는 잘도 매질을 해댄다. 이게 진정한 안보불임정권이 아니겠는가. 어서 이 더러운 한해가 지나가기를 소망할 뿐이다. 더불어 고인이 된 해경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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