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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대국, 그 얼마나 아름다운 말이냐,

 


  겨룬다는 의미의 대국이라는 말은 나라를 만드는 일에도 의미가 비슷하게 통용된다. 바둑을 겨루는 것도 대국이고 큰 나라를 만드는 것도 대국이다. 옛날처럼 정권을 잡기 위한 칼부림이 없으니, 요샛말로 대국이라하면 여론을 잘 주물러 정권을 잡거나 혹은 경제로 국가를 부강하는 일에도 비슷하게 적용되겠다. 대국의 근본은 인재다. 계명구도란 말이 있다. 제나라 민왕 25년 맹상군의 현명함을 들은 진의 소양왕이 그를 진으로 오게끔 해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자 슬하의 신하들이 맹상군 산하에 사람이 많으니 재상이 된다해도 진을 위해할테니 죽여 없애야한다고 해 잡아 가둔다. 이 때 맹상군을 따라온 식객들이 기지를 발휘한다. 개도둑 출신의 식객은 흰여우 가죽옷을 구해와 소양왕의 총애를 받는 후궁에게 바쳐 그를 풀려나게 했다. 서둘러 달아나는 맹상군을 소양왕이 쫓았으나 닭 울음소리를 흉내나는 자에 의해 관문이 열려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후세에 이를 두고 맹상군이 닭 울음소리와 개도둑 때문에 목숨을 건졌다 해 이를 ‘계명구도(鷄鳴狗盜)’라고 불렀다. 

 

  천하를 얻은 자들은 슬하에 인재가 무궁했다. 한을 건국한 고조 유방의 인재포진은 가히 환상적이다. 전쟁은 절대 배곯게 할 수 없는 법, 진나라 당시 말단 관직에 불과하던 소하는 한을 있게 한 가장 근본이 되는 일을 한 사람이었다. 함양에 입성할 당시 모두가 금은보화에 빠져 있을 때, 소하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황궁 창고에서 지도며, 문서며, 후일 필요한 모든 것들을 챙기는 것이었다. 또한 평상 시 그는 국가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 회계를 엄격히 했으며, 창고를 배불리는 일에 열중했다. 초를 멸한 한의 가장 큰 공은 어쩌면 소하에게 있다고 무방하다. 한신은 더할 나위 없는 역전의 맹장이다. 한나라 왕족 출신으로 불량배들의 가랑이 밑을 기었지만, 절대 칼을 버리지 않았다. 그 후 그 칼은 유방을 만나 빛을 보게 된다. 비록 욕심에 다 이룬 모든 것을 빼았겼지만, 그의 기지와 비상한 병법은 초를 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늘날로 비기면 소하가 국무총리, 한신이 합참의장급이 되는 것이다. 장량의 현묘한 책략과 수완은 어쩌면 가장 주요했다. 한신이 큰 전투 작은 전투를 가리지 않고 능했다면, 장량은 무형의 전투에 백전백승이었다. 한신을 천거한 것도 장량일 뿐더러 수차례 유방의 목숨을 구한 것도 장량이었다. 장량의 변화무쌍함은 항우에게서 범증을 떼어놓았으며 그를 멸족의 길로 걷게 했다. 현대로 따지면 대통령실장 정도 되겠다. 지근에서 보필하며 올바른 방향을 잡아주는 최측근 책사급이다.

 

  현 정권을 있게한 6인회는 결국 현 정권이 끝나기 전에 몰락했다. 정치를 이끌던 이상득, 경제를 이끌 던 최중경, 방통대군 최시중까지, 미리 그 곁을 떠난 김덕룡만 살아남았다. 가장 현명한 처세다. 아마 그가 초한시대로 따지면 장량 정도 되지 않았을까. 대선이 가까워 오고 있다. 철새들의 도박의 계절이다. 3장의 야바위를 두고 하나를 골라야 한다. 머릿속으로 가장 될 것 같은 인물을 꼽았겠다. 그들에게는 대국이나 치세, 평천하 같은 고상한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잇속과 논공행상이 가장 어울리는 단어다. 당선 후에는 누구를 만든 인물이네 하며 높으신 자리 하나씩 요구할 것이다. 밑바닥에서 벌벌 기던 이들은 민주평통자문위원이라도 하나 잡수겠다.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사람은 많지만 정작 쓸모있는 사람은 없다. 박 캠프에 합류한 구 동교동계를 봐라. 구색맞추기다.

 

  무릇 '수신'을 하고 '제가'해 '치국'을 하면 나라를 '평천하'해야한다. 국가의 녹을 먹는 자의 당연스러운 일이고, 국민을 대신하는 자들의 당연스러운 의무이다. 선거캠프에 구린내가 진동한다. 모두 소모품이다. 단발총알들이다. '탕'하고 쏘면 '휙'하고 쓰여지는 일회용이다. 정작 국익을 배불리 살찌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시대의 영웅들은 어딘가에 있다. 대통령에게 늘 올바른 판단을 내려줄 장량 같은 대통령실장과, 경제의 부흥을 이끌 소하 같은 기재부 장관이나 국무총리, 대업을 능히 받아들이고 이를 열심히 수행할 한신 같은 국토부장관, 행안부장관, 합참의장 같은 사람들, 그들은 지금도 숨죽이고 있다. 감히 바란다. 국가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제각기 알맞은 자리에서 씨줄과 날줄이 돼 대한민국의 흥을 이끌어가기를, 협잡꾼과 모리배들이 없어지기를. 그런데 틀렸다. 선거는 고도화된 마케팅이다. 결국 포지셔닝의 승부다. 국민들이 현명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또 변변치 않은 인물을 뽑겠다. 앞으로 5년 굉장히 힘들어질 것이다. 안타깝다.

 

 

<copyright to NapSap, http://cocc.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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