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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537만 청년백수양병, 내년 선거 지각변동 불러올까

  청년 비경제활동인구가 537만명이나 된다는 것은 시대의 비극이다. 얼핏보면 인구의 1/10이 이른바 '놀고 있다' 쯤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허나 그 중에 상당수는 고등학교에 혹은 대학에 진학한 상태며, 이 중에 10%인 58만 8000명이 취업준비생으로 개상됐다. 우리나라 노동 통계의 허점 상 실제 청년 비경제활동인구는 537만 명 이상일 것이다. 최근 3주 내에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있거나 일주일에 이틀 이상만 일해도 경제활동인구로 추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된 통계에서는 아마 537만 명을 넘어 근 700만 명을 육박하지 않을까하는게 필자의 계산이다. 500만이든 700만이든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는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유휴인력이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그만큼 기회비용이 차감되기 때문이다. 허나 머라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제대로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대외여건 악화도 아닌 무능한 정책탓이다. 책임론은 오랜 공방을 필요로 하니 제쳐둔다. 그보다 더 의미있는 해석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500만이라는 숫자를 눈여겨본 것은 우리 정치사에 존재하던 '캐스팅보드'때문이다. 충청은 대전과 충북에 각각 150만, 충남에 200만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져 총 500만 인구를 가진 한국 정치사의 '캐스팅보드'역할을 해왔다. 충청 출신의 수도권 인구까지 포함하면 족히 1000만은 되지 않을까하는 계산도 해본다. 수도권은 늘 50:50의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전라와 경상, 강원의 인구비례로 봤을 때 500만 이라는 숫자는 능히 한나라의 수장을 갈아치울만한 수치였다. 김대중 때가 그랬고 노무현때도 마찬가지 였다. 허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민주정권 10년의 성적표는 그리 화려하지 못하고 늘 논란을 가져왔다. 그들의 활약은 꼴보수의 단결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고 결국 밥그릇은 넓히지 못한체 이 정권에 넘겨줬다. '민주정권 10년을 심판해달라'는 이 정권의 출사표와 현 성적표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다들 체감하리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필자의 주관은 내년 선거는 정통 꼴보수도 없고 정통 꼴진보도 없는 부동층의 선거가 되리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부상하는 것이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불행한 이 시대의 청년들이다. 또 그들의 영향력이다. 500~700만에 육박하는 청년비경제활동은 어느 정당에도 열렬한 지지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30대 초반부터는 대부분 선호하는 정당이 정해져 있는 편이라 선거셈법으로 따져보면 대충 50:50이 나오리라 본다. 그러나 청년인구는 아직 제대로된 정치성향이 갖춰지지 않아(필자의 말은 추후에 바뀔수도 있단 것을 염두해둔 것이다) 내년 선거의 향방은 청년들에게 '제대로 펄럭거리는 깃발'을 보여주는 쪽이 이기리라고 예상된다.

  이 시대의 청년들을 다 만나보고 이야기해보지 않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 신물이 났다고 본다. 월드컵은 그저 지나가는 행사일 뿐이었고, 노란 깃발을 펄럭이며 민주정권의 재창출을 갈망했지만, 이도저도 아닌게 민주정권 10년의 마침표다. 허나 그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은 오히려 한나라당 정권이다. 반값등록금, 청년일자리, 보잉747을 외치며 보기 좋게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현 상태에서 반값등록금은 반값봉급으로, 청년일자리는 청년일용직으로, 보잉747은 가계빚 900조, 코스피 400포인트 급락, 슈퍼인플레이션이 되서 돌아왔다. 그러면서 부자감세를 논하고 엉뚱한 소리만 읊어데는 신파 같은 정치를 한다. 소속 국회의원의 성추문부터, 막말논란, 가신내각, 강부자, 고소영, 신조어도 많고 신세한탄할 일도 참 많다. 사정이 이런데 어떤 정신나간 청년이 각하만세를 외치며 파란 깃발을 흔들겠는가. 현재 네이트온 등지에서 알바비로 연명하는 불행한 청년들을 제하고 과연 누가 저 '참으로 무심한 정권' '참으로 못난 정권'을 환영하겠는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오히려 민주당 쪽에 있을수도 있다.

  민주당은 정확히 말하자면 중도지만 진보세력이라 일축하고, 진보세력은 태생적으로 문제를 앉고 있다. 바로 이상성이다. 진보세력은 항상 이상을 추구하며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한다. 필자가 예전에 모 다큐를 보면서 가장 어이가 없던 것은 환경운동가라며 나온 외국인이 하는 소리가 "북경에서 뉴욕까지 자기부상열차를 놓으면 석유연료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망언이었다. 당장에 해저터널 뚫는 것은 수년이 걸리는데 지구 반바퀴를 어떻게 자기부상열차로 연결하겠는가. 진보세력의 입장은 늘 이랬다. 좋게 좋게 말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어이가 없다. 이런 진보의 무책임함은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의 우경화'를 불러왔다. 한나라당이 못한다고 민주당도 웃고 떠들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현 청년세대들의 상당수는 우경화됐다. 우익으로 돌아섰다는 말이다. 물론 일정 부분은 보수진영의 장구타령에 놀아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되려 보면 진보진영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크다는 소리다. 이런 감정을 가진 우경화된 청년들은 '홍어'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진보진영에 앙심을 품고 있겠다. 그래서 민주당도 손놓고 바라만 봐선 안된다. 무언가 조치를 취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의 정권 재창출은 그저 영원한 꿈에 지나지 않는다.

  500만~700만을 육박하는 청년비경제활동인구는 분명 내년 선거에 큰 파장을 불러오리라 장담한다. 여야를 가릴 것이 수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이점을 잘 파고 들어서 좋은 일자리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공공 부문에서 기간제나 계약직이라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우리 경제가 취약한 산업분야를 집중 육성해 일자리와 함께 경제성장과 함께 일궈야 한다. 필자는 '강소기업 5000 육성'을 통한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며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 청년인턴 같은 비정규직은 이미 생길데로 생겼고, 구미도 당기지 못한다. 실력을 갖추며 국제무대에서도 능히 맹위를 떨칠만한 강소기업을 많이 육성해서 경기부양을 돕고 일자리를 창출해 국민경제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1000명의 고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강소기업이 5000개면 500만의 일자리는 충분히 창출하리라 본다. 그 방법은 퍼주기가 아닌 목표관리를 통해야 한다. 일년에 1000개의 기업을 인큐베이팅해 5년 동안 5000개의 강소기업을 키운다면, 우리 경제의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위정자들은 세심하면서도 배려심있는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껏 어느 정권도 이 부분은 제대로 해오지 못했다. 다가오는 선거는 정책싸움이 될 것이다. 좋은 정책싸움이 될 것이다. 위정자들은 이 점을 충분히 숙지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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