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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시대의 트랜드, 세상 모든 것을 집안에 구겨넣어라

  부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바라는 돈맥은 시대의 트랜드에 있고, 트랜드를 먼저 읽는 사람이 그 영광을 누린다는 말을 자주 한다. 스티브잡스가 그랬고, 마크주커버그가 그랬다. 또 앞선 과거에는 맥도날드의 레이크록이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원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티브잡스는 컴퓨터 본체를 모니터 안에 집어넣는 맥PC를 만들어냈지만, 그의 선구안보다는 좋은 사업파트너를 잡은 영향이 더 컸다. 마크주커버그에 앞서 한국에는 싸이월드가 들불처럼 퍼져나갔지만 도토리 장사에 급급한 나머지 주도권을 뺒겨버렸다. 또 시골의 한낮 식당에 불과한 맥도날드를 사들여 전세계로 퍼트린 레이크룩의 성공비결은 남보다 먼저 유행의 자취를 잡아낸 것 이었다. 원조보다 더욱 원조 같은 짝퉁, 원조를 더욱 빛나게 하는 사업수완, 원조가 빛을 발하기 전에 재빨리 빼앗아내는 능력, 그것이 그들의 성공비결이었다.

  그래서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이라는 전자기기의 블랙홀을 만들어냈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분명 아닐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추론이다. 원류가 어찌됐건 잡스의 성공비결은 시대 보다 앞선 선택이다. 아이폰의 성공비결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보면, '모든 전자기기를 휴대폰에 구겨넣어라'로 말할 수 있겠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은 것은 mp3플레이어다.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이 mp3를 대체할만큼 충분한 음원재생능력을 보유했기에 많은 매니아들이 mp3플레이어를 집어던지고 아이폰을 손에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또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 전파가 통하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다음으로 위협을 받는 것이 노트북이다. 긴 부팅시간과 각종 어댑터를 휴대해야하는 불편을 간편히 '타블렛pc'로 해결해버렸다. 타블렛pc가 각광받는데는 또 다른 선구안이 작용했다. '억척스런 더하기' 보다는 '훌륭한 빼기'가 대박의 비결이다. 사실 많은 유저들은 노트북이 제공하는 능력을 다 필요로 하진 않는다. 복잡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노트북보다는 데스크탑을 사용한다. 노트북이 데스크탑보다 유일하게 앞서는 것이 휴대성인데, 그런 휴대성에 비해 기타 요소는 아주 불필요했다. 잡스는 과감히 그것들을 버림으로해서 휴대용pc의 개념 자체를 바꿔버렸다. 

  사람들은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원한다. 또 그것을 통해 돈을 벌기를 원한다. 시대의 흐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답은 의외로 쉽게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김치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먹는다. 또 pc를 활용해 다양한 공문서를 집에서 쉽게 발급받는다. 휴대폰으로 인터넷뱅킹을 해 손쉽게 계좌이체를 한다. 이것뿐만 아니다.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한 식재료나 신선식품은 당일 집으로 배송되기도 한다. 또 조리가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요리가 만들어져 배달이 된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집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과거 산업시대에는 집안의 모든 것이 밖으로 나갔다. 우물이 정수장이 됐고 가내수공업이 공장이 됐다. 집적과 규모의 경제, 분업을 통해 경제가 발전했다. 허나 지금은 다르다. 집 밖에 있는 모든 것들이 집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상 모든 것을 집안에 구겨넣는' 트랜드의 징후는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다. 일본에 가면 태양광설비를 한 집이 많다. 산업시대에 밖으로 나가 대중을 위해 전기를 생산하던 발전시설이 집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막이나 섬 같은 물이 부족한 곳에 가면 빗물을 보관했다가 정수해서 사용한다. 상수도시설이 집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앞으로 한국도 물부족이 심화되거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면 그런 설비를 한 집이 많아질 것이다. 또 전기자동차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자택발전으로 기름값 제로에 도전하기도 한다. 농산물의 함유농약과 유전자조작식품에 위협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텃밭을 가꾸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은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다. 과거 지금의 사회를 있게 해줬던 '화폐교환'의 경제가 붕괴되는 것이다. 각자의 잉여산물들이 현대경제학을 만들어냈지만, 지금은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지금을 사는 경제학자들은 이 분위기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분업과 전문화, 잉여산물의 교환, 화폐의 교환가치로써의 사용 등의 개념이 희박해져가는 것이다.

  이런 사회분위기는 어떤 이유에서 올까. 그것은 화석연료의 종말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인류의 필연적인 선택이다. 집에서 전기를 생산하면 전기세를 낼 필요가 없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나오는 전기는 화석연료의 수급량에 따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또 기후적 요인에 따라 농작물의 가격이 널을 뛴다. 이 모든 가격변동으로 인해 소비자는 굳이 지불하지도 않아도 되는 비용들을 지불해야했다. 허나 앞으로는 그런 비용지불이 사라질지 모른다. 교외의 텃밭에서 기른 작물로 식사를 하고 지붕에서 얻은 물로 목욕을 하며, 잉여전기를 활용해 자동차를 굴린다. 기술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자급자족의 시대를 앞당기는 것이다. 자급자족의 시대에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영향만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일자리가 줄어든다. 사회를 구성원으로써 소비자들은 노동의 공급자이기도 하다. 자급자족의 시대가 가까워올수록 노동의 수요가 줄어들어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향후 미래경제는 상당한 저성장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를 윤택하게 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향상은 인류를 되로 도퇴시킬 수 있는 유인이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집안으로 구겨넣어진 시대'의 생활상은 어떨까. 일단 외부에서 활용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은 집안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월급은 전산계좌로 입금받는다. 돈을 굳이 찾으러 나갈 필요도 없다. 모바일결제를 통해 간단히 물건을 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조리된 식사를 먹겠지만, 일부는 반조리된 식재료로 손수 요리해먹는 것을 즐길 것이다. 주택내 간이생산설비로 만들어낸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자동상하차시스템을 통해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갈 것이고, 주거지 근처에는 재생센터가 자리잡아 쓰레기에서 귀중한 자원을 캐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있을법한 변화들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집안으로 구겨넣어진 시대'의 사는 모습이다. 기업이 붕괴가 되고 모든 사람들이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그런 시대가 찾아오겠다. 허나 한가지 안타까울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면대면'사회의 종말이다. 인류가 모든 만남을 온라인과 네트워크를 통해 하는 '히키고모리형 사회'가 올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성이 상실된 사회다. 그래서 기술개발자들은 이런 반작용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겟다. 필연적인 미래는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인류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인문학적인 힘만큼은 기계도 대체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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