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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

과녁 과녁 지저귀고 귀기울이고, 쫓아 날고 함께 날고, 서로의 부리를 쓰다듬다가, 밤이면 고개를 포개고 잠이 든다, 날짐승들이 사랑하는 법이다, 짧은 향기가 사랑의 영원한 순간이었음을 알기에, 등댓불을 쫓듯 가녀린 촉수로 귀를 기울인다, 풍매화들이 사랑하는 법이다, 제짝이 죽으면 평생을 철마다 홀로 떠돌이로 산다는 황새처럼, 짐승들도 순정이 있다 한다는데, 사람만이 그렇지가 못해, 거창하게 읊조리고 글도 짓는다는 사람만이 그렇지가 못해, /20130525 /서정은 그야말로 오래간만이다, 서정을 안쓰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은 괜한 에너지 낭비가 싫었던 것도 있지만, 서정은 그야말로 순간의 포착이고, 스케치와 같아서 완성도가 굉장히 떨어지기에 그랬다, 오후 한철 차를 놓고 집을 걸어오다가 문득 새소리에 귀를 기울였.. 더보기
안철수의 새정치, '공천권' 폐지로 귀결해야 무소속 안철수 의원(서울 노원병)이 22일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공식 발족하고 독자세력화의 첫깃발을 꽂았다. 안 의원이 사실상 신당 창당의 수순을 밟은 만큼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민주당은 바싹 긴장을 하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어짜피 예상된 수순이지 않느냐"며 "그 일정을 감안해 당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역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쳐다볼 수 없는 형편이다. 새누리당 김재원 전략기획본부장은 "안철수 신당은 상당한 세력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뿐만 아니라 여당에게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이날 '내일'의 이사장에 진보성향의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소장에는 장하성 전 안철수 대선캠프 국민정책본부장.. 더보기
[돌팔매] 마중바람 ▶마중물이란 말이 있다. 어려운 숙어 같아 보이는 이 말은 ‘마중을 나간다’의 ‘마중’와 ‘물’이 만난 너무도 예쁜 우리말이다. 우물펌프로 물을 잘 뿜어 올리지 못할 때, 땅 속에 있는 물을 마중 오라며 펌프에 한두 바가지 부어주는 물이다. 물이 마중을 나간다니 발상 자체가 참 재미있다. 콸콸 쏟아질 옥수를 기다리는 마음은 왠지 소나기를 기다리는 마음과 닮았다.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과도 닮았다.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우물물은 마중물이 마중을 나가는데, 곧 있으면 쏟아질 소나기와 여름은 누가 마중을 나갈까. 마중을 나간다는 것은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것이다. 누가 그 기대되고 기다리는 기쁨을 누리러 발길을 옮길까. ▶음력과 절기는 참 신통하다. 계절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거 아니네, 날씨가 추워서 옴싹을 .. 더보기
집시! 집시! 마커스와 한밤의 인터넷 열외 니가 있어 다행이다, 넌 서울로 가는 거 아니면 절대 다른 회사 가면 안된다는 부서 여선배들의 항상, 넌 이 일에 재능이 있어 열심히 해서 더 잘되야지 라는 재능을 먼저 알아봐준? 전임부장의 취중묘언, 형 오늘 제목 굿굿굿! 솔직히 내 기사는 제목으로 살잖아요 라며 겸손을 떠는 동기의 아침문자, 기사 다 넘겼다, 몰라 그건 니가 알아서해, 무뚝뚝하지만 무한신뢰를 느끼게 해주는 담당 데스크의 투덜, 이번에 이걸 해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는 차장급 선배들의 부담스러운 기댐, 없던 별명 지어주고 시간나면 담배라도 한대 피려고 나를 찾는 짬 엇비슷한 선배들, 후배들, 나를 알아봐 주고, 나의 일을 인정해주고, 무엇보다 나라는 가치를 느끼게 해줬던 사람들, 사람은 혼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했던가,.. 더보기
All that noise, and all that sound, 바람결에 부서진 별가루들이 느껴지는 언덕... 무수한 곡선의 활화산 같은 보리밭... 농부는 물질을 하듯... 보리를 베고... 게중에 줄기를 이탈한 보리알맹이들이.. 아프다는 소리없이 흙바닥에 떨어지고... 후지산의 별빛같은 가슴 속에 가득한 보리알들을... 쥐어뜯듯 바닥에 흩어버리고 싶다... 시덥지 않은 몇가지 대화들이 버려지고... 시간은 어느덧 12장의 종이를 찢고 고고히 서 있다... 성당의 십자가 보다 밝게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그 별들이 영원히 불빛을 사그러뜨리는 일이 없기를 빈다.. 그리고 내가 하루만큼 이라도 달디단 잠과... 하루만큼 이라도 눈언저리가 하얗게 빛나길 빈다.. 지리하게 머무는 장마를 바라보면서... 그 장마에 어느덧 적응해가는 나를 알아챈다... 장마를 바라보면서 .. 더보기
목포는 그냥 항구였다, 남도일미는 대체 어디간건가, 객차 내의 분주함이 사그라들기 시작한다는 건 종착역에 다다른다는 기척이다, 일로, 무안 등 꼬마역들을 지나치면서 열차는 긴 지하터널을 통과해 목포역으로 몸을 드러냈다, 게으르게 출발했던지라 해는 뉘였뉘였 유달산에 걸쳐 있었다, 카메라를 준비해 들고 갔지만, 막차표는 11시, 대여섯시간 밖에 머무를 수없는 촉박한 일정에 어디론가 향하지 못했다, 일단 항구를 봐야되겠고 바다를 봐야되겠다는 일념에 소금내음을 찾아 발을 옮겼다, 연안부두는 조업을 기다리는 배들로 가득차 있었고, 좁은 만에 무의미한 개발을 늘어놓은지라, 바다 특유의 벅참을 느끼기엔 한없이 부족했다, 목포는 그저 항구였다, 멋없는 항구였다, 오래 기차를 탔던지라 당이 떨어지는 느낌이 확 들어, 허기를 채우러 식당을 돌아다녔지만, 홀로 온 객을 맞기.. 더보기
구렁이가 날름날름 계사년이 날름날름 좀 있으면 계사년을 맞이한다, 뱀의 해, 태몽이 뱀인지라, 이 한해를 나의 해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하며 지키지 못할 신년약속을 이것저것 적어본다, 내년 설에 과연 몇개나 지켰다고 말할 수 있을까, 1. 주일을 빠지지 말고 지키며 성당일에 빠지지 말고 교사의 과업에도 충실한 한해가 되자, 2. 직업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늘 공부하고 담금질하며 관련 상을 탈 수 있게끔 노력하자, 3. 하나 이상의 자격증을 따고 개척하지 못한 지식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몰두하자, 4. 한가지 이상의 외국어를 꾸준히 배워 연말에는 작문과 회화가 가능하게끔 하자, 5. 돈을 아껴쓰고 저금하며 또 다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궁리를 해 가정경제를 향상시키자, 6, 연초에 엮이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좋아한다고 말하고.. 더보기
[돌팔매] 봄봄 ▶봄이 참 좋다. 냇물에 조근조근 속삭이는 곁에 파랗게 돋은 냉이를 캐며 하고 싶은 말이다. 봄이 참 좋다. 일광소독하듯 풀밭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 뻐꾹뻐꾹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하고 싶은 말이다. 봄이 참 좋다. 아이걸음으로 소풍길을 내걸으며 안갯속에 모습을 감춘 저수지에 돌맹이 따위를 던지며 하고 싶은 말이다. 봄이 참 좋다. 똥거름 냄새 자욱한 밭길을 걸으며 물가로 뛰어드는 개구리 소리에 깜짝 놀라 뒤돌아보며 하고 싶은 말이다. 봄이 참 좋다. 새색시 입김처럼 달가운 바람이 귓가를 스치며 남녁소식을 들려주는 것 같은 몽환에 젖어들 때 하고 싶은 말이다. 봄이 참 좋다. 햇볕에 잘 마른 포근한 빨랫감의 느낌처럼 살포시 온기를 전하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쮤 때 하고 싶은 말이다. 봄이 참 좋다.. 더보기
[돌팔매] 봄비 ▶창밖에 밤비가 소근소근하다. 봄비가 조근조근하다. 봄의 문을 살며시 열고 발을 들이밀어본다. 입춘이다. 클랙슨을 눌러대듯 시끌시끌한 말소리들이 싫다. 꽃잎의 속삭임을 듣는 듯 쎄끈쎄근한 말소리들이 좋다. 바닥에 조용한 울림을 전하는 봄비는 그래서 참 좋다. 그 가벼운 미동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참 낭창낭창하다. 남녁 어디선가에서 들리는 새생명들의 타전소리 같다. 길고 짧은 음파들은 곧 다가올 그들의 메시지다. 구구짹짹 새소리를 듣는 것 같다. 새소리를 들으며 깨는 아침은 행복이다. 출근 문턱에서 본데없는 새소리를 들었다. 나무덤불 사이로 도망치듯 날아오르는게 낯선 이를 봐서 그렇겠다. 낯선 곳을 온 손님같은 파닥거림이었다. 낯선 새였다. 봄을 알리는 전령이었던 것이다. 그 전령은 청자같은 빛깔의 날갯짓.. 더보기
문득의 각성, 더하기의 삶을 다시 일으켜야, 한없이 웅크리게만 되는 계절이다, 겨울이 점령군처럼 섰다, 아침마다 이불 속과의 전쟁이다, 살결에 추운 공기가 닿는게 싫어 자꾸만 늦게 일어나게 된다. 늦게 일어나니 출근도 늦어진다, 공부도 안한지 한참 됐다, 펜대 굴리다가 머리만 굴리고 사는 꼴이다, 게으름과 타성에 파묻혔다, 문득 그런 내가 한심스럽다, 한시도 가만히 있는 걸 못견디는데, 생각해보면 제대로 쓰지도 못했다, 인생의 귀한 1분 1초들을 웹서핑이나 하는 헛한데 버렸다는 생각이다, 반성해야 한다, 인생은 '만약에'라는 선택지를 나중에 쥐게 되는 후회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직이라는 장밋빛에 박차고 나온 전 직장에 죽 다녔다면 몇천만원은 모아놨겠지라는 쪼가리부터, 막상 정규직이라고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해봐야 고용과 미래는 흔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