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태양은 조금 북쪽에 가까운 언저리에서 진다. 지평선은 차갑게도 붉고 공기는 고단한 하루가 켜켜히 쌓였지만 깨끗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맑은 공기라도 더운 공기는 더럽게 느껴진다. 그 안에 기화된 도시의 퇴적물들이 섞여있는 느낌이다. 해가 모습을 감춘 후 제일 먼저 하늘을 밝히는 건 금성이다. 우리는 샛별이라고 부른다. 크리스찬들은 금성을 루시퍼의 화신쯤으로 생각한다. 그도 그럴게 석양이 물들 때나 동틀녁에 잠시 얼굴을 비추니 제 모습 다 보여주지 않은 음흉한 별이라고 수근거렸을 게다.
금성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 금성과 태양의 궤적을 원으로 그려보면 그 원안에 수개의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다. 행성들이다. 목성이나 토성, 천왕성 등이 태양의 궤적, 황도 안에 자리잡고 있다. 간혹 카스토르나 폴룩스 같은 별들을 행성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다시 고개를 들고 천천히 하늘에 손가락으로 긴 포물선을 그리다 보면 문득 우주에 서있다는 기분이 든다. 한참 휘어진 지구에 홀로 있는 나 자신이 떠오른다. 머리 위로 태양이 불탄 흔적길이 그려지고 그 흔적길 위에 행성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제각기의 광도와 색상을 갖은 행성들의 모습은 사람의 삶같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의 인생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별을 보는 것을 참 좋아했다. 별은 이야기를 숨겨둔 보물섬 비슷한 느낌이다. 빙해를 항해하는 아르고스가 밤세계 곳곳에 기념이 될만한 것들을 숨겨준건만 같았다. 유성을 보는 건 꽤 좋은 경험이다. 살면서 별거 아닌 유성 수개와 진짜 굉장한 빛굵기의 유성을 한차례 봤다. 호남선 기차를 타고 강경역에 내린 날, 멀리 나바위 성지를 향해 날라가는 큰 굵기의 빛흔적, 왠지 동방박사가 된듯한 기분이 들던 때였다. 지금도 하늘엔 별이 떠있고 유성들이 빗금을 긋고 사라지고 또 혹시 외계손님이라도 지나갈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는 건 겨우 우주의 몇 조각에 지나지 않으니까.
시골에 살 때도 많은 별을 보진 못했다. 도시의 삶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별을 본 것은 강화도 통진 부근의 전혀 인적없는 원시의 산이었다.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서 나는 밤의 본모습을 봤다. 은하수는 말그대로 강물이었다. 별빛의 강물이었다. 또렷한 별자리는 옛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서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게 했다. 구름한점 없는 맑은 밤하늘을 만난 행운이었다. 등잔불조차 켜기 미안해질 정도였다. 별을 바라보던 마음은 천연의 마음이었다. 가끔 그 때의 경험이 떠올라 가슴 속이 차갑게 푸르다. 때론 그 경험들을 매일 하지 못함에 시큰시큰 마음을 다독여보기도 한다.
금성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 금성과 태양의 궤적을 원으로 그려보면 그 원안에 수개의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다. 행성들이다. 목성이나 토성, 천왕성 등이 태양의 궤적, 황도 안에 자리잡고 있다. 간혹 카스토르나 폴룩스 같은 별들을 행성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 다시 고개를 들고 천천히 하늘에 손가락으로 긴 포물선을 그리다 보면 문득 우주에 서있다는 기분이 든다. 한참 휘어진 지구에 홀로 있는 나 자신이 떠오른다. 머리 위로 태양이 불탄 흔적길이 그려지고 그 흔적길 위에 행성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제각기의 광도와 색상을 갖은 행성들의 모습은 사람의 삶같다.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의 인생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별을 보는 것을 참 좋아했다. 별은 이야기를 숨겨둔 보물섬 비슷한 느낌이다. 빙해를 항해하는 아르고스가 밤세계 곳곳에 기념이 될만한 것들을 숨겨준건만 같았다. 유성을 보는 건 꽤 좋은 경험이다. 살면서 별거 아닌 유성 수개와 진짜 굉장한 빛굵기의 유성을 한차례 봤다. 호남선 기차를 타고 강경역에 내린 날, 멀리 나바위 성지를 향해 날라가는 큰 굵기의 빛흔적, 왠지 동방박사가 된듯한 기분이 들던 때였다. 지금도 하늘엔 별이 떠있고 유성들이 빗금을 긋고 사라지고 또 혹시 외계손님이라도 지나갈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는 건 겨우 우주의 몇 조각에 지나지 않으니까.
시골에 살 때도 많은 별을 보진 못했다. 도시의 삶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별을 본 것은 강화도 통진 부근의 전혀 인적없는 원시의 산이었다. 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서 나는 밤의 본모습을 봤다. 은하수는 말그대로 강물이었다. 별빛의 강물이었다. 또렷한 별자리는 옛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서 하나하나 이름을 붙이게 했다. 구름한점 없는 맑은 밤하늘을 만난 행운이었다. 등잔불조차 켜기 미안해질 정도였다. 별을 바라보던 마음은 천연의 마음이었다. 가끔 그 때의 경험이 떠올라 가슴 속이 차갑게 푸르다. 때론 그 경험들을 매일 하지 못함에 시큰시큰 마음을 다독여보기도 한다.
<from NapSap,Parakshert Doyof, http://cocc.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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