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비경제활동인구가 537만명이나 된다는 것은 시대의 비극이다. 얼핏보면 인구의 1/10이 이른바 '놀고 있다' 쯤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허나 그 중에 상당수는 고등학교에 혹은 대학에 진학한 상태며, 이 중에 10%인 58만 8000명이 취업준비생으로 개상됐다. 우리나라 노동 통계의 허점 상 실제 청년 비경제활동인구는 537만 명 이상일 것이다. 최근 3주 내에 구직활동을 한 경험이 있거나 일주일에 이틀 이상만 일해도 경제활동인구로 추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된 통계에서는 아마 537만 명을 넘어 근 700만 명을 육박하지 않을까하는게 필자의 계산이다. 500만이든 700만이든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는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유휴인력이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그만큼 기회비용이 차감되기 때문이다. 허나 머라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제대로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대외여건 악화도 아닌 무능한 정책탓이다. 책임론은 오랜 공방을 필요로 하니 제쳐둔다. 그보다 더 의미있는 해석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을 다 만나보고 이야기해보지 않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 신물이 났다고 본다. 월드컵은 그저 지나가는 행사일 뿐이었고, 노란 깃발을 펄럭이며 민주정권의 재창출을 갈망했지만, 이도저도 아닌게 민주정권 10년의 마침표다. 허나 그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은 오히려 한나라당 정권이다. 반값등록금, 청년일자리, 보잉747을 외치며 보기 좋게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현 상태에서 반값등록금은 반값봉급으로, 청년일자리는 청년일용직으로, 보잉747은 가계빚 900조, 코스피 400포인트 급락, 슈퍼인플레이션이 되서 돌아왔다. 그러면서 부자감세를 논하고 엉뚱한 소리만 읊어데는 신파 같은 정치를 한다. 소속 국회의원의 성추문부터, 막말논란, 가신내각, 강부자, 고소영, 신조어도 많고 신세한탄할 일도 참 많다. 사정이 이런데 어떤 정신나간 청년이 각하만세를 외치며 파란 깃발을 흔들겠는가. 현재 네이트온 등지에서 알바비로 연명하는 불행한 청년들을 제하고 과연 누가 저 '참으로 무심한 정권' '참으로 못난 정권'을 환영하겠는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오히려 민주당 쪽에 있을수도 있다.
민주당은 정확히 말하자면 중도지만 진보세력이라 일축하고, 진보세력은 태생적으로 문제를 앉고 있다. 바로 이상성이다. 진보세력은 항상 이상을 추구하며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를 한다. 필자가 예전에 모 다큐를 보면서 가장 어이가 없던 것은 환경운동가라며 나온 외국인이 하는 소리가 "북경에서 뉴욕까지 자기부상열차를 놓으면 석유연료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망언이었다. 당장에 해저터널 뚫는 것은 수년이 걸리는데 지구 반바퀴를 어떻게 자기부상열차로 연결하겠는가. 진보세력의 입장은 늘 이랬다. 좋게 좋게 말하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어이가 없다. 이런 진보의 무책임함은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의 우경화'를 불러왔다. 한나라당이 못한다고 민주당도 웃고 떠들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거다. 현 청년세대들의 상당수는 우경화됐다. 우익으로 돌아섰다는 말이다. 물론 일정 부분은 보수진영의 장구타령에 놀아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되려 보면 진보진영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크다는 소리다. 이런 감정을 가진 우경화된 청년들은 '홍어'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진보진영에 앙심을 품고 있겠다. 그래서 민주당도 손놓고 바라만 봐선 안된다. 무언가 조치를 취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지 못한 상태에서의 정권 재창출은 그저 영원한 꿈에 지나지 않는다.
<copyright to NapSap, http://cocc.tistory.com>
<출처를 남겨주시는 무한의 펌질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블로거를 더욱 블로깅질에 매진하게 해주는 당신의 아름다운 클릭!!!
'Co-Culter Club > 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철수는 과연 서울시장이 탐났을까 (1) | 2011.09.07 |
---|---|
B급문화의 이데올로기 '병맛이 좋다' (0) | 2011.09.03 |
치솟는 전세값, '8.18대책' 수비수될까 (0) | 2011.08.21 |
세계경제가 무너졌는데, 연기금방어 먼소용있나 (0) | 2011.08.14 |
무상급식 주민투표, 단식투쟁 '정치인은 쑈를 좋아해' (0) | 201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