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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당장에 구황을 해결하기 힘든 집들이 너무 많아서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마치면 어서 취업을 하기를 바라던 것이 당시 부모들의 마음이었다. 그래서 많은 수의 머리가 좀 돌아간다는 사람들이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취업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허나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마이스터고등학교다 하면서 기능인을 우대하는 사회 풍조를 만들려는 듯 현혹하지만, 정작 사회에 나온 그들의 사정은 기대와 다르다. 그래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학력에 따른 임금차별과 힘겨운 생산직 종사를 못견디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는 고졸채용을 확대하도록 기업을 독려한다며 입에 바른 말을 해댄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무서운 이유와 그보다 가벼운 불평등이 숨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고졸채용의 확대는 곧 비용의 감소를 의미한다. 각 기업에서 고졸과 대졸 사이의 임금격차가 합법적이든 비합법적이든 존재하는 현실에서 정부가 장단을 쳐주니 기쁘게 어깨춤을 추게 되는 것이다. 또 고졸채용의 확대는 기업이 노동자를 조금 더 다루기 쉽게 만드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대졸 출신이 가득한 노조는 항상 '따지기'와 '드러눕기'가 판을 치는데, 상대적으로 교육을 덜 받은 고졸을 채용하게 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노사관계에서 갑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기에 구미가 당기는 것이다. 또 고졸 근로자가 기업에 많아짐으로 인해 고졸 출신과 대졸 출신간의 갭이 발생할 수 있다. 복수노조가 허용된 현실에서 고졸 출신들도 나름대로 노조를 만들어 대졸 출신 노조를 견제하기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교섭창구가 다양화되니 노사관계에서 더욱 유리해진다. 또 양 노조의 이해관계가 다르기에 이전처럼 집단 파업과 같은 초유의 사태를 막을 도구도 생기는 것이다. 결국 고졸채용확대가 기업에게 큰 이득이 되는 것이고 전체 노동자 입장에서는 부의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만약 고졸출신들의 채용이 늘어 현재의 고등학생들 중 많은 수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것은 곧 사회 전체의 학력이 하향화되는 것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전 국민의 우민화'가 진행되는 현상이라고 조금 과장해서 말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은 높은 학구열로 많은 수의 국민들이 대학을 졸업해 OECD국가 중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제일 많지만, 반대로 정치가들의 입장에서는 머리 큰 놈들이 많아졌다. 머리 큰 놈들이 많아짐으로 인해 정치가들의 위선이 들통 나고 사회에 불평이 증가하면서 그들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든다. 허나 우민화된 현실에서는 정치가들의 입놀림과 포퓰리즘 만으로 충분히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비록 현상이 그렇게 결론나지는 않았지만, 왠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고졸채용의 확대'가 곧 '우민화의 확대'로 이어지는 현실이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졸 출신들이 우민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국민을 더욱 다루기 쉽게 만들려는 고도의 책략이 숨어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에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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