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의 일면에는 비관론도 한몫한다. 한번 주가가 대폭락하기 시작하면 전체 상장사의 실질가치 이하로 떨어지곤 한다. 그 일면에 있는 것이 시장을 지배하는 비관론이다. 인간은 애초부터 의심이 많은 동물이다. 주식시장에 하락에 하락을 거듭하면서 나름 '손익분기점'같은 반등의 지수를 각자가 예측하기는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설왕설래에 곧 귀를 기울이게 된다. 누구는 손해를 견디다 못해 팔고 나갔다는 둥, 누구는 공매도로 한몫 벌었다는 둥, 온갖 설들이 오고가는 중에서 확고한 신념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객장에 팔자주문을 내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가지수는 실제의 하락폭보다 더욱 하락을 거듭해 결국 시장이 대폭락을 하게 된다.
미국발 디폴트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시장에 내다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부가 의도적으로 고환율정책을 하는 상황에서 달러화 환산 주식가치가 하락하는 시점이 왔을지도 모른다. 또 경기불황을 대비해 위험자산을 버리고 안정적인 채권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도 한몫한다. 실제 현 외국인 국내채권 보유액은 사상 최대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경기침체에 국내 기업들의 수익률이 안 좋을 것이라는 예측도 영향을 끼치겠다. 허나 이미 많은 기업들이 시장다변화를 이뤘다. 그래서 지금의 주식시장의 상태는 미국발 디폴트라는 공포인자도 물론 있겠지만, 그 이상의 변화는 시장을 지배하는 비관론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주관이다.
정부는 비관론을 막으려 최대한 노력하지만, 비관론을 부채질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촛불사태와 한미FTA의 경우, 표면적으로 들어난 국민적 저항의 이유도 있게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의 폐쇄성 때문이었다. 정부가 정보를 쥐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거짓된 정보를 전달할 경우 시장에서 신뢰는 말그대로 '증발'한다. 신뢰가 사라진 시장에는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잘못된 정보에서부터 시장을 호도하려는 세력들이 퍼트린 정보까지 다양한 가짜 정보가 뒤섞이면서 이탈유인을 만들어낸다. 시장의 참여자들은 제대로된 정보 자체도 의심하고 움직이려하지 않게 되어 결국 시장 자체가 '혼돈'이 돼 버린다. 한번 혼돈의 상태에 빠진 시장은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뚜렷한 견인요인마저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 증시는 한동안 답보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1850선까지 추락하다가 반등하여 1900선을 왔다갔다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예측이다. 그러다 차년도 대선총선을 앞두고 주가가 다시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미국의 분위기에 휩싸여 더욱 비관적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앞을 더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이런 시장상태에서 정부는 뚝심있는 경제정책을 해나가야한다. '대안주유소'를 만들겠다는 반시장적인 견해는 제쳐두고 '환율주권론'도 내다버리면서 내실을 기하는 정책을 해나가야 한국경제가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지금의 시장상황을 교훈삼아 내수확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구미 선진국의 잘나가는 국가들은 대부분 내수가 튼튼하다. 아이슬란드 같은 국가는 부실한 내수를 대외요인을 통해 극복하려 했지만, 결국 망했다. 아시아에 몰아친 IMF환란 속에서도 대만이 튼튼할 수 있었던 것은 내수의 덕이 컸다.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미래에는 더더욱 튼튼한 내수없이 경제대국을 이루기는 힘들다. 유통공룡 '롯데'의 예처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말살하려는 대기업의 마수에 맞서 그들을 보호하고 자활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서 중소적합업종을 지금보다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시장상황의 가장 큰 주범은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다. 우리 경제가 내수를 더욱 확고히하고 강소중소기업들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결국 미래는 없다. 위정자들은 이를 유념해야할 것이다. 또 차년도 대선에 나가는 예비위정자들도 마찬가지로 기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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