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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한나라당 전당대회, 소문도 안났고 먹을 것도 없다.


  한나라당이 전당대회가 한창이다. 7명의 후보가 등록했고, 후보난립만큼이나 난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 관심 있어하는 사람들이 들어본, 원희룡, 홍준표, 남경필, 나경원부터, 박진, 권영세, 유승민까지 후보도 제각각이다. 헌데 왠지 여론의 흥미는 예전같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정동영, 정세균, 손학규가 맞붙었던 민주당 전당대회보다 더 잠잠한 것 같다. 집권여당의 전당대회고, 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세인들이 느끼는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먼 나라에서 일어난 작은 헤프닝과 같다. 이유는 왜일까.

  일단 대표최고위원의 자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련다. 한나라당의 대표최고위원은 사무총장을 지명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사무총장은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공천실무를 한다. 일각에서 국회의원 한자리 해먹을라면 당대표에게 금일봉을 내야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소문이 맞다는 가정을 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자리다. 한나라당이 지지도가 높은 선거구가 적어도 전국에 100여군데는 된다. 상상만으로도 천문학적이다. 뿐만 아니라 당권-대권이 분리된 한나라당 안에서 대표최고위원은 대권 후보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중립성향의 후보가 선출될 경우, 대권주자들은 쩔쩔매야한다. 이런 막강한 자리를 뽑는 전당대회가 왜 이리 초라한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을까. 우리는 그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적당한 인물이 없다.

  오히려 민주당 전당대회는 삼파전의 양상을 뗬다. 구민주계열의 지지를 받은 전북 출신의 정동영과 친노세력을 등에 엎은 정세균, 중도성향을 지닌 손학규, 마치 조조-유비-손권의 삼국지를 보는 것 같았다. 결과는 중도의 길을 찾은 손이 대표를 쥐었다. 뿐만 아니라 보수텃밭 분당에서 녹색기까지 꼿았다. 이런 뚜렷한 이념과 지지성향으로 인해 민주당 전당대회는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헌데 한나라당은 약간 다르다. 원희룡-남경필-권영세는 소장파다. 한나라당 내에 권력구도가 친이-친박-소장파로 나뉜 상황에서 소장파는 그닥 흥미로운 꺼리가 아니다. 모 의원이 남경필에게 했던 "4선인데도 아직 소장파"라는 말이 뼈가 있게 느껴진다. 친이계의 박진이 있고, 포괄적인 범친이계의 홍준표가 있다. 그나마 홍준표가 조금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친박계열에서 가만히 둘지 미지수다. 특이한 것은 친박계에서 유승민이 단일후보로 나왔다는 것이다. 또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이 참여했다는 것, 만약 전당대회 내의 다툼이 친이-친박의 싸움으로 몰아갔다면 굉장한 흥미거리가 됐겠다. 허나 그렇지 못하니 사람들의 관심 밖인 것이다.

2. 친이라는 범선이 침몰하고 있다.

  경제대통령을 자임하는 현정권의 경제성적은 꼴지다. F다. 낙제다. 학사경고 수준이다. 그러니 국밥집 아줌니도 이번에는 진심어린 욕지거리를 내뱉을 각오다. 국민들의 바라보는 눈길에 예전과 다르다. 아무리 알바들이 네이트 게시판을 오고간다고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해 안 좋은 성향의 기사에 수천건의 반대가 달라붙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알바가 수천명이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만약 북괴가 수천개의 아이디로 반대를 누른다고 한다면, 국정원에서 그걸 모를리가 없다. 이렇게 여론이 좋지 않으니 당장 내년에 공천을 받아도 당선될지 미지수다. 박근혜가 얼마만큼의 힘을 써줄지도 미지수다. 오히려 그녀도 위험상황이다. 성적표가 계속 이모양이면 대권도 안심할 수 없다. 이러니 관심이 없어지겠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했다. 헌데 소문조차 나지 않으니 손님도 없고 탁자는 썰렁하다. 막상 당대표가 되도 걱정이다. 후보들마다 천막당사 시절을 떠올리며 잘하겠다고 하는데, 진짜 천막당사를 차려야할지도 모른다.

3. 선출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이번 당대표 선출방식은 21만의 당원투표와 30%의 여론조사로 이뤄진다. 여론의 관심이 많이 없는 상황에서도 오래된 룰을 고집하는 것은 구태다. 흔히 국민참여경선이라는 제도는 일정 수의 일반 국민들을 투표인원에 참여시키는 것인데, 그 자체가 오히려 사람들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다. 만약 진보성향의 유권자임에도 한나라당의 누군가를 지지한다고 표결을 했다면, 그는 다시 한나라당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인간은 자신이 행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성향이 있다. 고로 국민참여경선 자체는 굉장한 효과를 지닌 카드다. 만약 체육관을 벗어나 거리에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연설을 하고, 현장투표를 권한다면 상당한 유권자를 미리 확보할 수 있었을게다. 그렇지 못한 것이 실수라면 또 실수다.

4. 줄서기는 이게 지겹다.

  박근혜의 지지자건 지지자가 아니건, 그녀에게 자꾸 기대는 행동을 보는 것 자체가 사람들을 실망스럽게 한다. "내가 이렇게 똘똘한 사람이고, 고로 위기에 빠진 당을 이끌어서 총선-대선을 기필코 승리해보이겠다"하는 선명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가 몇이나 되나. 그나마 소장파들이 그런다고 자임하는데, 그들은 늘 그랬다. 자꾸 후보들이 박심에 기대고 하니 사람들은 박심이 땡기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겠지 하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일단 친박계 후보가 단일화됐으니, 유승민이나, 범친이 중에서도 그나마 박심과 멀지 않은 홍준표 둘 중에 하나가 되겠지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여론이 무상시리즈를 추종하니, 덩달아 무상열차에 갈아타는 행동도 토가 나온다. 차라리 오세훈처럼 무상은 말도 안된다고 끝까지 주장하면 골수는 남는다. 이도저도 아니면 집토끼마저 떠난다. 줄서기 논란, 무상시리즈 옮겨타기 등 각 후보들은 자신들을 보여주는데 큰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 관심이 멀어질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위에서 지적한 이유에 따라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크게 여론의 관심 없이, 뜻 밖의 후보가 당선되는 센세이션 없이 흘러갈 것이다. 유승민이나 홍준표가 당권을 쥘 공산이 크다. 막상 당권을 쥔 인물 역시 박심에 기대 서러운 연명을 해야할 것이다. 위기의 한나라당을 이끌 전략은 무엇일까. 여론의 추이에 따라 흔들리는 불투명 보다 오히려 선명함이 좋지 않을까싶다. 민주당이 무상시리즈를 남발하면서 좌향좌를 가는 이유가 그거다. 골수들이 무섭게 달라붙는다. 민주당이 좌향좌를 간다고 해서 좌향좌를 같이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비를 지금보다 더욱 많이 주겠다. 보편적 복지 보다 선택적 복지를 더욱 확대하겠다 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우향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북관계에서도 말로만 우향우 보다는 적극적인 우향우를 해야한다. 전대야 어찌됐건 한나라당은 우향우가 필요하다. 누가 한나라당의 우향우를 이끌 것일까. 헌데 마땅한 인물이 없다. 그러니 더욱 골치다. 골치 아픈 전당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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