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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세종시-과학벨트, 박정희의 꿈, 노무현이 짓다

  세상엔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있다. 분명 존재하는데 양립한다는 것은 섞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과 북은 양립하나 아직 섞이지 않았다. 남녀는 양립하고 섞이기도 하는데, 그것은 돌연변이다. 땅과 하늘은 지구가 두쪽이 나면 자연스럽게 섞이겠다. 보수와 진보, 철새들이 자주 오고가는 요단강 사이에서 필자는 두 인물을 떠올려 보려 한다. 박정희와 노무현, 한 측은 쿠테타의 깃봉이요, 한 측은 민주투쟁의 휏봉이다. 그러나 역사는 아이러니다. 섞이지 않을 것 같은 두 인물은 국가적 가치 앞에 비슷한 모양새를 갖게 됐다. 바로 세종시와 과학벨트로 이어지는 미래 청사진을 함께 그려내는 작업이다.

  1977년 2월 10일 박정희는 서울시 연두순시 중이었다. 구자춘 시장과 하점생 교육감의 시정보고가 끝나고, 그는 '임시행정수도'라는 화두를 꺼냈다. 서울시의 인구집중억제와 북한의 안보위협에서 수도 서울을 지키려는 그의 의지는 행정수도를 백지에서부터 시작하라는 지시로 표명됐다. 이때부터 1980년까지 4년에 걸친 연구끝에 인구 25만 규모의 행정수도의 후보지가 발표됐다. 최종 후보지는 장기지구, 논산지구, 천안지구 세 곳이다. 놀라운 것은 이 중 장기지구가 바로 오늘의 세종시에 같은 터를 쓰고 있는 것이다. 지도에 좌우로 펼쳐진 곳이 박정희의 '백지수도'고 동그랗게 표시된 곳이 노무현의 '세종시'다. 역사가 부침을 거듭해도 혜안은 변함이 없듯, 이미 과거부터 새로운 수도는 현 세종시였던 것이다. 더 해묵은 이야기를 꺼내보면, 정감록에 나오는 정도령이 바로 노무현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져 들게 된다.


  노무현표 신수도는 부침이 많았다. 충청을 겨냥한 대선공약에서 시작해 두 차례의 헌법재판까지 거친 후에야 비로소 태어났다. 그나마 입법-사법-정무는 빠진체 행정기능만 고스란히 옮겨졌다. 그러니 모 역적잔당들이 수도를 분리하는 것이 비효율이고 또한 독일도 실패를 봤으니 그러지 말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차띠고 포를 띤 것들은 바로 그 역적잔당들이다. 그래서 "이왕 옮길 꺼면 한꺼번에 옮깁시다"라고 말하면 그들은 머라고 하겠는가! 똥 씹은 벙어리가 되지 않겠는가! 그들의 근성은 돌잡이 때부터 안티근성을 타고났다. 더군다나 신행정수도는 그들의 전신이자, 정신적인 뿌리인 박정희 정권의 결과물이다. 김제규가 유신의 심장을 쏘이지만 않았다면, 지금쯤은 아마 수도가 다 내려왔을 것이다. 

  또 한가지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과학벨트에 관한 것이다. 과학벨트는 현 정권의 믿지 못할 약속였지만, 결과적으로 됐다. 세종시와 마찬가지로 갈가리 찢기기는 했지만, 상징성은 간직하게 됐다. 어찌보면 대전을 중심으로 한 과학입국정책은 과거 대덕연구단지 조성과도 상통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 또한 박정희의 꿈이고, 주체는 다르지만, 결국 짓게 됐다. 세종시와 과학벨트를 둘러싼 많은 논쟁과 지역감정들, 집회와 시위, 단식투쟁, 송사 등 많은 일들을 뒤로 하고 결국 박정희의 꿈이 다 이뤄졌다. 이제 세종시-과학벨트의 성공적인 건설만 남았다.

  더불어 부근의 옛지명을 잘 살펴봐도 흥미롭다. 옛부터 선비가 많다고 유성이라 부르던 과거 진잠현 현 유성구 대덕구 일부에는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선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또 하늘 아래 도읍으로 손색이 없다고 하여 신도안이라 불리는 곳에는 군사적인 도안인 계룡시가 자리잡고 있다. 세종시와 대덕연구단지, 계룡국방도시와 교통의 요지 대전, 도청이전지 내포신도시에서 오송오창의 청원군, 교육의 도시 청주, 신수도권 천안까지, 이제 충청의 지도는 바라만 봐도 배부를 지경이다. X축 교통망이 완성되면 충청의 미래는 지금과 사뭇 다를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박정희의 꿈에서 노무현이 터를 닦기 까지 참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해서는 안 된다. 폭압잔당들의 서슬퍼런 마수에서 우리의 미래를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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