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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ulter Club/論

진보신당 노회찬, 한나라당의 2중대인가



  지난 6/2 지방선거를 돌이켜보고자 한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모든 것을 되짚어보고 싶다. 우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의 극적인 승부가 많았다. 마을이장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김두관 후보와 이달곤 후보의 경남, 이계인 후보와 노의 남자 이광재 후보의 강원, 송영길 후보와 안상수 후보의 인천, 자유선진당의 박상돈 후보와 안희정 후보의 충남, 위 4개의 선거구는 가히 혁명적인 결과라고 말하고 싶다.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보수가 득세하는 지역이다. 과거 김종필씨의 자유민주연합이 선전할 당시에는 김종필씨에게 몰표를 던져주던 곳이었고, 그 이후에는 한나라당이 장기집권한 지역이다. 충남 역시 지역색이 강해서 김종필씨의 자유민주연합이 있을 당시에는 자민련 몰표, 그 이후로 한나라당, 그 다음은 자유선진당 몰표 지역이었다. 물론 탄핵정국과 같은 특이 케이스를 제제외하고 충남과 강원은 전통적인 보수지역이었으나, 이 구도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많이 와해가 되었다. 충청권의 인구가 전체의 1/3이 된다는 인천은 일찌감시 송영길 후보가 안상수 후보를 큰 표차이로 따돌리고 승리를 했다. 가장 극적인 반전은 경남에서 이루었다. 보수색이 강한 지역으로 지역 출신 대통령에게도 큰 표를 주지 않았던 경남은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을 선택했다. 물론 무소속을 선택한 것은 나름 의미있는 선택이었고 만약 김두관 후보가 민주당 공천으로 나왔었다면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기도 했었다.

  대전과 광주, 전남, 전북, 경북, 대구, 울산, 부산에서는 이변이 없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더욱 들여다보면 이번이 왜 의미있는 선거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의 이변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이루어 졌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에서 각자 자신들의 우위를 점하던 영남, 호남, 충청에서 무소속 후보의 예상외의 선전을 통해 지역색 타파에 앞장섯다. 3김정치로 일컬어지는 가신정치와 지역색과 북풍의 오묘한 조합을 통해 이루어 오던 지난 역사의 선거의 방법론이 이제는 먹히지 않으리라는 희망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던 선거이어서 나름 의미있는 열흘이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경기와 서울이었다. 물론 일부의 안타까움은 나머지의 다행함이라 여겨질 테지만, 무효표 논란을 불어일으킨 경기지사의 선거(필자는 몇주전 선거부정 시비가 일꺼라 생각을 일말 하기는 했었다.) 그리고 3%가 아쉬운 민주당의 서울시장 패배, 오히려 더욱 극적인 승부는 경기지사보다 서울시장이었다. 애초에 야권단일화 후보를 만들어내며 바람의 근원지라 여겨지던 경기는 오히려 뚜껑을 연 순간부터 삐걱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서울이었다. 오세훈 후보와 한명숙 후보가 정말이지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린 지금 호사가들은 3%의 지지를 받은 노회찬 후보에게 비난의 화살을 던지고 있다.

  돌맹이 맞아 마땅할 소리를 한마디 하자면 나도 역시 노회찬 후보를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노 후보를 비난하는 이유는 그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들은 일말의 아쉬움, 혹은 조작가들의 말장난으로 행위가 이루어짐에 반하여 필자는 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비난하고 있다. 야당의 수도권 석패와 전통적 보수지역인 강원경남의 석패는 집권여당의 책임론과 친이계열에 대한 무용론을 불러일으킨다. 무모할 정도의 전통적 선거수단인 북풍몰이를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경우 이번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영원히 표를 주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 역시 담겨있다. 내심 바라는 것은 친이의 몰락과 친박의 부활이다. 그러나 달성군수 선거의 패배는 선거여왕으로써의 자존심이 큰 상처였다. 이렇게 친박 중심의 전통적 보수의 결집과 친노 중심의 야권 구도를 통하여 더 큰 재미의 선거를 보고 싶었던 것이 필자의 마음이었지만, 상당히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세균-손학규 체제에 대한 일말의 불안이 작용할 것이고, 정동영계가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일 수 있다. 이미 민주당 역시 차포 다 떼어주고 선거를 치른 셈이 되어서 친노계열의 약진이 예고되기도 한다.

  혹자들은 한명숙 후보가 그렇게 준비된 후보가 아니며 오히려 노회찬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이길만한 제목이라고, 나아가 한후보보다 노후보가 더욱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후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정치는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말한다. 그 말은 백프로 옳은 말씀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고 비슷비슷한 종자들이다. 또 민주당이 진보를 자청하고 있지만 진정한 진보는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 계열이라고 말한다. 필자는 오히려 극좌계열이라고 보고 싶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순간의 혁명을 통한 이상의 실현이다.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어떠한 타협도 없다. 타협의 없는 정치를 표방하는 것이 진보신당이 아닌가. 그러나 타협이 없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정치는 집단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다. 보수혁명, 진보혁명을 통하여 사회를 들쑥날쑥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의 양 바퀴를 잘맞게 조정해서 궁극적으로 사회를 변화발전시키는 것이 정치이다. 그래서 이번 노후보의 행동에는 아쉬움이 많다. 그가 그렇게 노동운동에 헌신했고 빈자의 문제를 가슴 깊숙이 느낀 사람이라면 대의를 위하여 일신의 안위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했다. 친부자, 친기업 위주로 흘러가는 현 정부의 독주를 견재하기 위해 일신의 권위에 대한 욕구를 포기하고 한 후보와의 단일화, 단일화를 통해 자신의 정책을 한후보가 수행하게끔 했다면 그가 바라는 이상이 조금이나마 이루어질 수도 있었다. 민주당이 얼마나 약속을 지키겠느냐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이상주의자라면 마땅히 그렇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또 한마디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은 만약 노회찬-한명숙의 단일화에 관한 논의를 할 때 단일화 주자로 누가 되어야함이냐는 것이다. 예를들어 남과 북이 통일의 주체를 논할 때 누가 통일의 주체가 되어야 할까, GDP의 360배의 차이를 가진 남이 북보다 더 경제적 파급력이 있으므로 통일의 주체는 남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혹자들은 이는 양자 간의 대등한 입장에서 하는 것이기에 주체는 없고 대등한 양자가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건 현상적으로는 북의 경제가 남에 의해 흡수되는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지율 차이에서 극명하게 수십배의 차이가 나는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협상에서는 누가 결정되어야 할 것이냐는 문제다. 당장에 일반 국민들에게 열렬히 지지를 받지도 못하는 일개 소당이 거대 야당에게 시장 자리를 내어놓으라는 것은 그저 힘없는 자의 발악일 뿐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다 그 밥에 그 나물인 보수족속이라고 폄하는 일부 진보론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그들을 지지하는 90%가량의 국민들은 선택은 틀린 것인가 당신들이 촛불집회를 집단지성의 현상화라고 칭하하듯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정당지지율은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정당이 무엇인가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이다. 당신들이 말하는 것은 그저 이상일뿐이고, 당신들의 안에서 만들어진 틀, 혹은 누군가에 의해 학습되어버린 인식일 뿐이다.

  체 게바라는 쿠바에서의 안위를 포기하고 또 다시 이상을 위해 볼리비아로 떠났으며, 호치민은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라면 공산주의는 언제라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이상주의자라면 일신의 안위를 염려하고 이 자리 저 자리를 떠도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큰 대위를 위해 아낌없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까지의 모든 말들이 폄하라는 것을 필자는 더욱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토의 모든 순수한 정치이성들에게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 내 진심과 진정과 손모가지 발모가지 다 걸고 말하는데, 한반도에서 정치한다고 나불대고 티비 얼굴 비추는 사람치고 대통령, 국무의원,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 자리 욕심없는 놈 하나 없다. 또 그 밑을 졸졸졸 따라다니는 사람들치고 시장 구청장 군수, 시의원 구의원, 군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욕심없는 자 하나 없다. 이 대한민토에 자리 욕심없이 이상을 실현시키고자 스스로 희생할만한 것은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동상 빼고는 없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쯤에서 이재오 위원장의 연설내용이 떠오른다. 데모해서 유치장에 들어가보니까 앞에서 목소리 내면서 나서던 놈은 하나 없고, 다 전라도 촌놈, 경상도 촌놈, 충청도 촌놈들 뿐이라했다. 진심으로 비는데 그 촌놈이 이상주의자인 당신들이 되지를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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