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는 없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안 쓴다. 바지는 내리셨지만 일말에 존경은 남겨본다. 수컷들의 허리 아래춤의 유희를 '딸딸이'라는 속어로 가져와 '딸딸이검사', 혹은 '딸검'이라고 칭하고 싶었다. 품위는 지켜줘야하니 자위행위를 직접 칭할 순 없다. 포르노 보다는 에로가 더 품위가 있어 보이니 '에로검사'님이라 칭해본다. 검찰조직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 일전에 많은 일이 있었다. 방송인 애인을 지켜주기 위해 흑기사를 자처한 '공갈검사'도 계셨고, 떡을 좋아하셔서 '떡값'도 좋아하시는 '떡검'도 있었다. 남들 모르게 별장에서 섹스파티를, 그것도 수레 하나로는 성이 안차 여러 수레를 옮겨 타신 '떡떡검'도 계셨다. 특정권력이 눈을 찌뿌리는 상대에 대해 더욱 날을 세우는 '짝검'도 계셨다.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할 사법의 칼이, 약자에게는 서슬퍼런 장도로, 강자에게는 과일깎는 과도로 전락한 슬픈 현실이다. 무엇보다 무서워서 고개 숙이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고개 피할 일이다. 각종 뇌물이나 스캔들은 그러려니 했다. 검사도 돈이 필요하고 욕망이 있으니 말이다. 철인은 아니라는 소리다. 이젠 우스워졌다. 조롱받아야할 처지가 됐다. 정신이상자 집단으로 치부될 위기다.
검사의 위기는 법의 위기다. 법이 엄정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소리다. 대륙법을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검사는 무소불위의 존재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쥔 절대자다. 이쁜 상대는 아예 수사를 안할 수도 있다. 형량도 적당히 때려줄 수 있다. 미운 상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망가뜨릴 수 있다. 형량도 법이 허용하는 만큼, 법을 짜맞춰 분이 풀릴 만큼 때려줄 수 있다. 애매한 사건은 수사내용을 미리 흘려서 '사법적 사형선고'를 할 수 있다. 사실 수사내용 자체를 흘리는 것은 금지돼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입법로비도 비슷한 케이스다. 일단 언론에 뉘앙스를 풍겨 냄새를 맡게 한다. 특종에 목마른 기자들이 꼬치꼬치 캐물으면 "당신만 알려주는데"라는 투로 던져준다. 신문에 오르내리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판단하고 브리핑을 한다. 정작 당사자는 검찰에 출두해 변론의 기회도 얻지 못한 상태서 말이다. 그렇다고 누구를 편드는 것은 아니다. 편향된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언제 철도가 뒤집어질지 모를 여당 국회의원의 비리에 대해서는 슬며시 덮고가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이 미운털이 제대로 박힌 정당인듯 한 대목이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은 '에로검사'를 조준해야 한다. 한 사람만 전자발찌를 채우자는 소리는 아니다. 이 기회를 빌어 검사에게 수사권을 빼앗는 방법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도 관대하고 어떤 이들에게는 너무도 엄정한 이들의 역사는 국민들에게 이제는 조롱거리가 됐다. 권력을 견제해야할 역할을 해야함에도 특정권력과는 너무도 친했다.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과반이 안되는 특히나 여론의 힘을 얻지 못하는 반쪽야당으로써는 힘들다. 여당이 극심한 반대는 불보듯 뻔하다. 광복 이래부터 지금까지 많은 편의를 봐줬지 않은가. '에로검사'가 한번 나왔기로서니 배신은 할 수 없다. 좋은 포맷은 검찰에서 수사권을 분리하고 기소권만 갖게 한 뒤, 검사와 경찰수사관을 포함한 독립적 수사조직인 '국가수사처'를 만드는 방안이다. '국가수사처'에 몸담은 검사는 기소권을 제한한다. 초헌법적인 이슈니 국회에서 하기는 힘들다. 장외로 끌고 나와야 한다. 그렇다고 '좌빨'식 투쟁은 아니다. 공론화를 해야한다. 각처에서 설명회와 토론회를 갖고 국민투표로 갈 수 있게 이슈를 다듬어야 한다. 그게 역사적인 '좌빨의 방법'이다. 새정치연합의 기사회생은 어쩌면 이 이슈몰이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측을 조심스레 해본다.
기실 '에로검사'를 노린다 했지만, 노림수의 끝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있다. 새정치연합은 '사마기춘'에게 참 많이 당했다. '기춘대원군'이라고 애둘러 표현했지만 재미는 없었다. 이슈가 안됐으니 먹혀들어가지도 않은 것이다. 대통령이 힘들 때마다 각종 이슈가 터졌다. 누군가가 비서실 수장으로 있은 이후로 새정치연합은 계속 말려들었다. 이젠 세월호 이슈마져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무명정당'이 돼 버렸다. 반등의 기회가 번번이 있었음에도 실패했다. '사마기춘'에 대항할 '제갈XX'가 없기 때문이다. 주어는 없다. 많은 악재들이 있었지만 적재적소에 많은 이슈들이 생산되면서 악재는 잊혀졌다. 조직은 더욱 기민하게 움직였다. 언론은 신나게 펌프질을 했다. 왜 단원고 애들에게 대학특례 자격을 주냐고 일반시민들이 볼멘소리다. 정작 세월호특별법에는 그런 내용이 없는대도 말이다. 모든 여론이 교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에로검사' 사태도 슬그머니 덮을 것이다. 신고한 여학생이 "어머 잘못 봤어요"라고 말을 뒤집을 수도 있다. 동생 이름을 댔다가 본인 이름을 댔단다. 나중가서는 다른 사람이 그랬다고 발뺌이다. 요새 여고생들도 많이 성숙해서 '자지'와 '소세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결론은 덮는다는 소리다.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더 큰 폭탄들이 기다리고 있다. 뭐가 있겠냐 묻겠지만, 예감이다. 마치 복기처럼 상황을 이래저래 맞춰본 결과다. 새정치연합이 더 이상 밀리지 않으려면 '에로검사'부터 일단 벗기고 보라. 늦으면 당신들이 벗겨진다. /납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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