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썸네일형 리스트형 [돌팔매] 금성과 나 한겨울 태양은 조금 북쪽에 가까운 언저리에서 진다. 지평선은 차갑게도 붉고 공기는 고단한 하루가 켜켜히 쌓였지만 깨끗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맑은 공기라도 더운 공기는 더럽게 느껴진다. 그 안에 기화된 도시의 퇴적물들이 섞여있는 느낌이다. 해가 모습을 감춘 후 제일 먼저 하늘을 밝히는 건 금성이다. 우리는 샛별이라고 부른다. 크리스찬들은 금성을 루시퍼의 화신쯤으로 생각한다. 그도 그럴게 석양이 물들 때나 동틀녁에 잠시 얼굴을 비추니 제 모습 다 보여주지 않은 음흉한 별이라고 수근거렸을 게다. 금성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 금성과 태양의 궤적을 원으로 그려보면 그 원안에 수개의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다. 행성들이다. 목성이나 토성, 천왕성 등이 태양의 궤적, 황도 안에 자리잡고 있다. 간혹 카스토르나 폴룩.. 더보기 이전 1 다음